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기사]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일본편의점의 무한변신

페이지 정보

20-07-02 09:47 권성식 조회277회

본문

6ee2a871d62803578f9a528952075714_1593735040_4168.png

초고령화 대비하는 '편의점의 왕국'

# 지난 11월 하카다역 부근 한 편의점에 60대 남성이 전화를 하면서 ATM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 보이스피싱이 의심된 편의점 점장은 60대 남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전혀 의심을 못했던 남성은 점장과 대화를 하면서 뒤늦게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깨닫고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 지난 10월 ​오사카의 한 편의점에서 70대 할머니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점원은 경찰에 신고하려고 수화기를 들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가족들과 자주 편의점을 방문했던 동네 치매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점원의 도움으로 가족들이 있는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인구의 3분의 1이 노인인 일본 편의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한국의 편의점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최근 일본 고령자들 사이에선 이처럼 편의점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왜 이렇게 편의점에 의존하는 것일까.

6ee2a871d62803578f9a528952075714_1593735085_3042.png

◇ 노인 안심 지원 앞장선 '편의점'

초고령화 시대에 일본 편의점은 단순한 유통채널을 넘어 고령자들의 하나의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의 근황을 살펴주는가 하면 지자체와 협력해 치매 환자를 보호하는 임무까지 도맡아 해주는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령화 솔루선으로서의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지난 2009년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서는 '사회인프라로서의 편의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소비자 편리 증대와 마을의 안심지원등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목표를 내걸기까지 했다.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 전역에는 현재 5만 8000여개의 크고 작은 편의점 점포가 곳곳에 퍼져있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월 편의점을 찾는 소비 인구도 14억명에 이른다. 2016년 총 매출은 11조 4500억엔(약 111조 5120억원) 규모로 크게 상승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가 일본 편의점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고객의 40%가 고령자들이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서는 고령화사회에 맞춘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현재 일본 편의점은 각종 생필품 판매 외 도시락 배달은 기본이며 택배서비스, 은행서비스, 티켓판매, 공과금수납 대행,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행정서비스 등 종합 생활서비스센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고령자용 코너는 물론 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친화적 공간을 확대하고 건강 검진에 상담 등의 맞춤 이벤트까지 해주며 고령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 '간병상담' 이색 서비스 등장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가장 적극적인 곳이 로손이다. 로소는 2015년 도쿄 근교에 최초로 '간병 상담창구'가 있는 이색적인 편의점을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역의 간병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편의점 안에 간병 상담 창구를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 간병 전문가는 고령 고객을 대상으로 성인용 기저귀 선택 요령부터 심리 상담등을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면 간병보험서비스 등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입구와 화장실 등 이들이 사용하기 쉽게 공간설계도 해놨다.


'시니어 살롱'이란 공간도 눈길을 끈다. 노인들의 커뮤니티 거점인 이곳에서는 다양한 건강 측정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놨다. 또 건강보조식품은 물론 기능성 화장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고령자 전용 생필품 코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간병 상담 창구에 자주 들른다는 70대 남성은 '멀리 가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어 편이하다'고 말했다. 로손은 생활습관이나 골밀도 측정 등 간이 건강검진 등을 서비스하고, 다양한 건강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매장 매출도 1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말벗부터 돌봄까지' 또래 직원이 대응


고령자들의 도시락서비스 이용을 많이 하는 세븐일레븐은 2013년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적극 채용하기 시작했다. 고령의 직원을 도시락 배달 업무에 전면 배치함으로써 고령자 고객들이 편의점에 더 친근감을 갖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쓴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들이 고령자 고객 집을 방문해 그들의 말벗 등 돌봄 서비스를 젊은 층 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세븐일레븐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수가 66만명을 넘어섰다. 패밀리마트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메디컬 푸드(요양식)를 판매한다. 당뇨병, 신장병, 고혈압 등에 좋지 않은 염분·칼로리·당분의 함량이 제한된 환자전용 특별용도의 개호(곁에서 돌봐준다) 식품들이다. 현재 도쿄 등 주요도시 병원에 인접한 200개 점표에서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ee2a871d62803578f9a528952075714_1593734808_6724.png

◇ '쇼핑약자' 700만명 시대

미니트럭을 이용한 '이동식 편의점'도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로손은 내년 400대에서 2020년까지 최대 1200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도 35대, 패밀리마트는 18대로 비슷한 규모로 이동식 편의점을 늘릴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상점, 편의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해 물건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일명 '쇼핑 약자'가 늘고 있고 그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전역에 '쇼핑 약자'가 700만명에 달한다. 이동식 편의점은 하루 100~200km를 돌아다니며 빵, 과일 등 400~500개 품목을 판매한다. 더 나아가 편의점 업계는 이동차량에서 온도관리가 어려운 따뜻한 식품은 드론(무인항공기)를 이용해 배송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중이다.

고령자들 사이에서 일상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혀 있는 일본 편의점. 다가오는 한국의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들여다 볼 만한 시니어 마켓의 창이 될 듯하다.

출처 : 채현주의 world life 초고령화 대비하는 '편의점의 왕국'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